파랑새의 요람 完 마르코는 요람의 주인이라는 자리를 죽음으로써 내려 놓아야 했다. 죽음이라기 보다는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는 것이지만, 신들은 그것을 신의 자리를 저버린 벌이라고 명했다. 주인이 사라진 것을 느낀 요람의 생명들은 천 년을 목전에 두고 내려진 결정에 동요했지만, 마르코는 요람에 오고 처음으로 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몸을 일으킨 마르코의 ...
**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파랑새의 요람 마르코는 허공에 붕 뜬 채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흐릿한 시야 사이로 바로 보이는 익숙한 뒤통수에 마르코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지만 손 끝은 닿지 못하고 연기처럼 흩어졌다. 심장이 요란하게 소리를 울렸다. 마르코는 기뻐해야 할 지 슬퍼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로 상황을 지켜...
파랑새의 요람 순록의 등 위에서 힘차게 발돋움을 하는 에이스를 보며 마르코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으로 순록의 등에 착지한 에이스는 어느 새 손에 들린 빨간 사과를 베어 물며 헤헤 웃음을 지었다. 「어째서 저렇게 천방지축일까.」 "그러게." 에이스가 마르코의 계략으로 이 곳에 머무르게 된 지도 어느 새 4년을 꼬...
파랑새의 요람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시간이었다. 넓은 들판에 핀 색색의 꽃들이 바람결에 스르르 미끄러지고 있었고, 민들레 씨들이 잔뜩 어우러져 한 방향으로 훌훌 흩어지고 있는 고요한 오후.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숲속의 허허벌판에 낯선 기계의 엔진 소리가 들린 것은 불과 30분 전이었다. 둔탁하고 묵직한 소리, 이상한 숨소리가 아주 잠시 들...
다시, 사랑 下 해후 (邂逅)
다시, 사랑 上 재회 再會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것은 고작 이주일이었다. 아니 한 달까지는 갔었나? 에이스는 왼쪽 모니터에는 레퍼런스를 잔뜩 올려놓고, 오른쪽 모니터에 펼쳐진 화면과 번갈아 바라보며 조금 느린 손으로 타자를 치면서, 시계도 한 번 흘끗 바라봐주고, 오른쪽 아래에 새로운 메시지 알림이 올라오지 않는 지 틈틈이 확인하며 바쁜 오전을 보내고 ...
만물상점 제 1장 [2부 버림받은 손] 유미가 마을에 도착하기 며칠 전- 띵-동 오랜만의 방문 고객에 호랑이 봄이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 새 인간 여성의 모습으로 변신한 그녀는 가옥 현관에 달아놓은 종을 울렸고 요란한 소리가 퍼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이 부스스한 모습을 한 채 문을 열었다. "내가 방금 환청을 들었나 했는데-" "아녀. 기여...
만물상점 Prologue. "...그러니까 다른 세계들이 있는 거야." ".." "우리와 같은 시간을 살아가지만 전혀 다른 세계이지." "하아~ 다른 세계? 할머니, 무슨 엉뚱한 소리 하는 거야?" 딱! 요란한 소리를 내며 딱 맞게 접어진 나무 부채가 한 소년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거의 동시에 프헹- 하는 짐승의 우렁찬 한숨 소리가 방을 울렸다. 더...
[마르에이] 새벽에 피는 꽃 Epilogue 4 完 The First Time 마르코는 가급적 장기 임무를 피하도록 하였지만 가끔 매우 늦은 시간에 들어오거나 아침에 들어오거나 며칠이 지나 돌아오기도 하였다. 때문에 에이스는 혼자 자거나 혼자 일어나는 일이 많았는데, 오늘도 역시 옆자리는 차갑게 식어있다. 새벽에 잠투정을 부리는 앤을 재우느라 늦은 오후에야...
[도플로우] 새벽에 피는 꽃 Epilogue 3 Live for Me 도플라밍고는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얇은 금색 머리카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느새 목덜미를 덮수룩 하게 덮은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잡아 가위를 놀리는 손길이 망설임이 없다.장시간 앉아있는 것이 불편해 몸을 조금 들썩일라 치면 가차 없이 등짝으로 매서운 손바닥이 부딪혀왔...
[마르에이] 새벽에 피는 꽃 Epilogue 2 2-1. Oh My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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